빈대 한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 홀라당 태우랴? -차차[삥아리]-

선거간섭위원회(이하 선간위)에서 17대 대선을 대비해 선거법 안내 자료를 내놓았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성토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현재 선간위 홈페이지에도 재갈물리기, 민주주의를 짓밟는 행위 등의 내용을 담은 글들이 즐비하다.

초가삼간 홀라당 태워먹자

선간위는 이러한 항의성 글이 이어지자 난감한 기색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번 조치는 “네티즌들이 적법한 테두리에서 정치적 의견을 밝힐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한 것"이라 항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의 말대로 정치적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만든 지침서에 불과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난감’이다.

선간위가 배포한 자료의 내용을 살펴보면, 누구를 막론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특정 정당과 후보를 지지 또는 반대조차 표할 수 없게 되어있다.

그렇다면 대선과 관련된 글을 작성한다 생각해보자. 대체로 비판을 하던 찬양을 하던 간에 대선후보의 됨됨이나 자질, 정책, 공약의 실현 가능성 여부 등을 언급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결론은 대개 긍정적 또는 부정적 논조로 맺게 되어 있고, 자연스레 긍정적인 면모가 보이는 후보가 더 낫다는 쪽으로 흐름의 가닥이 잡혀지곤 한다. 설령 지지여부를 밝히지 않는다고 한들, 최소한의 설명은 필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고, 없으면 ‘고무줄 없는 빤쥬’나 다름없다. 우리는 이런 것을 국민들이 행하는 ‘검증 과정’으로 일컫기도 한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 중에, 모 후보가 내놓은 공약이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에 불과하여 반론을 제기한다고 치자. 만약 선간위는 그 반론이 합당한 비판인데도 불구하고 선거에 직·간접적으로라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어쩔 텐가? 말하자면, 공약을 내건 후보가 어떤 필자의 글로 하여금 선거에서 위태로워진다고 가정한다면, 이도 선거법 위반으로 볼 것이냐는 말이다. 그 때도 빨간불 키고 사이렌 웽웽 울리며 ‘닥치고, 다음~...’이라며 덤벼들 것인가? 암만 생각해봐도 코미디다.

그럼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면 위반에 속한다며 선을 그어버린다. 그러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하란다. 이건 뭐, 국민을 상대로 말장난 치자는 것인지.

사실 선간위가 내세우는 주장은 네거티브 측면에만 무게를 두고 포지티브적인 면은 똥간에 처박는 무지의 소치와 별반 다르지 않다. 국민이 자신의 미래를 맡길 후보에 대해 토론하고 갑론을박 하는 것은 네거티브보다는 포지티브적인 면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여러 소통의 경로를 통해 정보를 획득하고, 종합한 후에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기회이지 않는가. 게다가 정치에 밥맛이 떨어진 국민들의 활발한 정치참여를 이끌어 내도록 유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런 과정을 통해 소중한 한 표를 의미 있게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측면은 거들떠보지 않은 채, 부정적인 면만을 강조한다.

물론 흑색선전이나 허위사실 유포내지는 비방을 목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소수를 검열하고자 합당한 이의를 제기하는 다수의 국민을 향해 칼날을 휘두르는 건, ‘빈대 한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 홀라당 태우자’는 의도로 밖에 풀이되지 않는다. 참여의 주체로서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이요, 소통의 기본인데도 말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대선은 선관위도, 대선후보도, 정치인들도 아닌 국민들이 주인공인 잔치이자 축제이다. 국민은 들러리가 아니란 말이다. 그러니 참여의 주체인 국민이 유권자로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후보를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의사표현의 자유를 가로막겠다고 나선다. 이런 선간위의 조치는 국민들에게 ‘입 닥치라’라는 말임과 동시에 ‘찍소리 하지 말고 투표나 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것도 법을 앞세워 교묘하게 적법한 절차라는 말로 위장하면서 말이다. 솔직히 선거기간에만 정치적 발언을 조심해라는 말도 우스꽝스럽긴 매한가지다.

탄력성 우수한 고무줄 잣대를 애용한 선간위

나는 분명히 목격했고 똑똑히 기억한다. 그동안 선간위가 이른바 고무줄 잣대를 애용해왔다던 사실을. 예컨대, 이명박의 선거법 위반혐의에 대해선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옐로카드만 남발하며 쉬쉬 했던 반면, 부당한 공격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은 시시콜콜하게 트집을 잡으면서까지 선거법 위반입네 하던 너희들을 말이다. 즉, 탄력 짱짱한 고무줄 잣대를 들이대며 요상한 유권해석을 내렸던 것은 바로 선간위였다는 거다.

마찬가지로 이번 조치를 적용한다한들 선간위의 고무줄 잣대가 비판하는 대상에 따라 언제 쭈그러졌다 펴졌다 할지 아무도 모른다. 모 후보를 향한 찬양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합당한 비판은 처벌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일지 그 누가 알겠는가. 위에서 언급한 이명박과 대통령의 경우처럼 치사 뺜쥬에 버금가는 유권해석을 내릴지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래놓고도 사이버 감시요원을 330명이나 투입하여 국민을 감시하겠단다. 기가 찰 노릇이다.

정작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감시해야 할 대상은 네티즌이 아닌 바로 언론이다. 찌라시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나라당 당보를 보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나라당의 구호인 그 빌어먹을 놈의 잃어버린 10년을 주구장창 써먹는 것도 잊지 않는다.

조선은 <대한민국 다시 우향우>라는 제목에서도 파악되듯이 편향적인 칼럼을 쓰게 되는데 내용은 이랬다. 한마디로 좌파 정책은 사회의 악이고 암적 존재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해보니 지지율이 한나라당으로 무게가 실린 점을 감안할 때 “얼치기 좌파 흉내를 냈던 정치인은 당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도 크게 위험한 예측은 아니다”라고 말하기에 이른다.

동아는 현 상황을 국민을 질곡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험악한 시대로 진단하며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 싶은가?”라고 물은 뒤 썩은 곳을 도려내야 한다는 의미로 수술대로 올라가는 것이 국민이 해야 할 일이라 강조한다. 이어선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향해 ‘악하고 게으른 종이 국민을 모독하려 드니 죄가 실로 무겁다’며 글을 맺는다. 문화나 중앙도 마찬가지다.

얼핏 봐도 이들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 외의 칼럼과 사설을 통해서도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금세 드러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문제다. 어떠한 연유로, 무엇을 기준으로 한나라당이 차기 정부의 임자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그저 한나라당이 정권탈환을 해야 한다는 게 그들의 이유다. 나는 이 대목에서 선간위가 이런 찌라시들에게 엄격한 제재를 가한 적이 있던가를 묻지 않은 수 없다. 이따위 저질 3류 칼럼과 사설을 써재끼는 것들에겐 일언반구도 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겐 미주알고주알 따지겠다는 건, 국민을 졸로 보는 행위임은 분명하지 않은가.

대통령이 개헌과 기자실 통폐합을 추진하고자 할 때 정치인들과 언론, 잘나신 양반들이 18번으로 들먹였던 게 있다. 바로, ‘국민의 동의’란 말을 거론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선관위의 발표에 대해 이 말이 쏙 기어 들어갔다.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하기야 저 놈들 중에 빈축을 사고도 남을 선간위의 발표에 대해 오류를 지적하는 놈은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으니 뭘 바랄까만,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이들의 행위는 용서할 수가 없음이다.

또한 과거에도 선관위의 네티즌 고소가 줄줄이 이어져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기준이 모호할 뿐 아니라 주관적 요소가 개입되는 바람에 여러 가지 폐해를 지적받았던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점이 없다. "사이버 조사팀에서 모니터링을 해서 게시물의 의도와 목적, 계획된 것인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각 게시물에 따라 판단할 것이다“라는 발언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그저 ‘선간위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둘러댈 뿐이다.

아무리 절대적인 기준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지만, 적정선의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채, 국민들에게 글을 작성하거나 퍼나르기를 할 땐 고발당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를 요망한다며 훈장질을 하는 것은 난센스다. 어떤 논조의 글이 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예를 들어 설명한 것도 아니면서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겠다는 식이 아닌가. 여태껏 선간위가 한나라당 및 이명박의 위법에 대해서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애들에 대해서만큼은 경우에 따라 자의적 축소 또는 확대를 할 가능성이 짙다는 혐의는 생 까면서 말이다.

기실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에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처벌 운운하며 지레 겁먹게 만들면서까지 의사표현을 규제하고 간섭 한다는 것은 공권력의 남용으로도 볼 수 있는 사안이다. 게다가 국민의 주권을 깡그리 무시하고, 표현의 자유도 억압하는 것은 독재시절의 향수가 그립다 못해 회귀하자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건 뭐, 내가 지지하는 후보와 정당에 대한 선호와 평가조차 언급하지 못한다니, 더럽고 아니꼬워서 이민을 가든지 해야지. 이거야 원.........에잉~

 

ps; 이따위 법안을 통과시킨 쒸레기들, 당당하게 낯짝 좀 드러 내놓지?

 

ⓒ 차차[삥아리]

by 부표 | 2007/06/24 10:02 | 서프라이즈노짱토론방 펌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buoy.egloos.com/tb/33882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